우편번호 다섯 자리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고,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서류를 보낼 일이 있었습니다. 주소는 아는데 우편번호를 몰라서 AI에게 물어봤고, AI는 자신 있게 다섯 자리를 알려줬습니다. 그대로 적어서 보냈죠.
며칠 뒤 아내가 물었습니다. 우편번호 왜 잘못 적었냐고. 저는 제대로 적었다고 했습니다. AI가 알려준 번호였으니까요. 그렇게 싸움이 시작됐고 — 결론부터 말하면 제가 틀렸습니다.
재미있는 건 틀린 방식이었어요. 앞 세 자리는 맞고, 뒤 두 자리만 달랐습니다. 완전히 엉뚱한 답이 아니라 그럴듯한 오답이었던 거죠. AI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 바로 이런 때라는 걸 우편번호 다섯 자리로 배웠습니다.
그래서 받은 번호가 맞는지 검증하려고 검색해 봤는데, 우편번호로 주소를 거꾸로 찾아주는 서비스가 없더라고요. 주소로 번호를 찾는 건 많은데, 번호로 동네를 확인하는 건 없었습니다.
없으면 만들어야죠. 그렇게 우편번호 역검색이 만들어졌습니다. 우체국이 공개한 전국 주소 데이터 645만 건을 넣어서, 다섯 자리를 입력하면 그 번호가 어느 동네인지, 어떤 도로와 건물을 포함하는지 보여줍니다. 이제 AI가 알려준 번호든 기억 속의 번호든 30초면 검증됩니다.
그리고 만들면서 알게 됐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과 얽힌 일을 처리할 때마다 "검색해도 시원한 답이 없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걸요. 이 사이트(미국살이)는 그런 순간들을 하나씩 도구와 가이드로 만들어 모으는 곳입니다.
부부싸움의 결론이요? 데이터로 판결이 났으니, 평화롭게 마무리됐습니다. 싸움의 원인을 서비스로 만들면 화해의 명분도 생기더라고요.
한국으로 서류 보낼 일이 있다면 미국에서 한국으로 서류 보내는 법을, 이제 막 미국에 도착했다면 정착 체크리스트를 보세요.